[달동네] #1 국제개발협력과 달동네

지구촌은 달동네, 우리는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

권다은 청년필진 | 기사입력 2020/06/15 [14:00]

[달동네] #1 국제개발협력과 달동네

지구촌은 달동네, 우리는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

권다은 청년필진 | 입력 : 2020/06/15 [14:00]

 

졸업 언제 하니?”

 

 스물 네 살이 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었다. 잘 모르겠다며 어지간하면 이번에 졸업하려고 계획 중이라고 답하면 꼭 왜 아직 졸업하지 않았느냐며, 질문을 하나씩 더 얹어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면 나는 복수전공을 하느라 그렇다고 말했고 어느 학과를 복수전공 하냐는 뻔한 질문이 나오기 전에 국제개발협력을 전공한다고 선수를 쳤다. 그러나 다음 질문 역시 뻔하다.

 

 “국제개발협력? 그게 뭔데?”

 

 사실 나도 잘 모른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도 한동안 다른 진로를 준비했었고(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 어린 시절부터 대학교 3학년이 되고 나서도 꼬박 한 학기를 더 다른 진로를 준비했었다.) 늦었다는 생각에 열심히 교수님을 졸졸 따라다니며 여러 행사에 참석하고, 공모전과 서포터즈 활동을 하고, 방학마다 한 가지 주제를 정해 해외여행을 다녀오면서 국제개발협력 전문가 흉내를 냈지만, 졸업을 앞둔 지금까지도 국제개발협력이 무어냐고 물을 때 단숨에 대답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눈을 이리저리 굴리고 머리를 긁적이면서 더듬더듬 국제개발협력에 관해 설명하면, 나는 하지 못했던 일을 대뜸 쉽게 해버리는 사람들이 또 있다. 그러니까 그거 그냥 불쌍한 나라 도와주는 거 아니냐고.

 

 다른 나라 돕기 전에 우리나라에 있는 불쌍한 사람들부터 도와야 하는 거 아니냐는 사람들에겐 괜히 욱해서 내가 매년 만드는 봉사 활동이 몇 개고 봉사시간이 몇 시간인지 알고 있냐고 되려 따지고 싶지만, 제쳐두고 너랑 전혀 상관없는 나라의 사람들을 돕는 일을 왜 하고 싶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에게는 묻고 싶다. 기술의 발달로 마음만 먹으면 지구 반대편을 뚝딱 오갈 수 있는 지구촌 사회를 살아가면서 여전히 남의 불행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코로나 19만 보아도 그렇지 않은가. 중국 우한지역의 문제라고만 생각했던 일이 중국 전역의 문제가 되고 우리나라의 문제가 되었으며 전 세계의 문제가 되었다.

 

 나를 국제개발협력의 길로 이끈 교수님께서는 지구를 달동네에 비유하셨다. 빽빽하게 성냥갑 같은 집들이 붙어있고, 곳곳에 번듯한 양옥집이 함께 있는 달동네. 전 세계 200여 개의 국가 중 고작 30개가 채 되지 않는 선진국 클럽, OECD DAC에 가입한 나라들과 나머지 대부분의 나라가 함께 있는 지구촌. 다닥다닥 붙어있는 판잣집에 불이 나면 양옥집도 무사하지 못하고, 한 집이 감기에 걸리면 온 동네가 콜록거리는 지구촌이라는 달동네. 다른 나라의 불행이 곧 우리나라의 불행이 된다. 남의 불행은 곧 나의 불행이 된다.

 

그러니까 나는 얼굴 한 번 본 적 없고 앞으로 살아가면서 볼 일이 없을지도 모르는 우리가 함께 행복했으면 한다. 행복이란 게 참 추상적이고 주관적이라서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허무맹랑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은 알지만, 이왕이면 전 세계 사람들이 다 같이 행복하면 좋겠다. 그러나 그게 어렵다면, 적어도 불행한 사람은 없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는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려 한다. 앞으로 이 시리즈는 3개월 동안 월에 두 편씩 연재되며, 베트남으로 해외 봉사 활동을 떠났던 이야기와 라오스로 현지조사 활동을 떠났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더불어 대학 생활 동안 조금은 특별했던 대외활동 이야기를 포함할 계획이다.

 

 교수님께서는 달동네 같은 지구촌이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고 하셨다. 부끄럽지만 아직 이보다 더 내 마음을 두드리는 말이 없다. 꾸준히 국제개발협력 관련 활동을 할 때 달동네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이유와 본 시리즈의 연재명이 달동네인 이유이다. 시리즈를 마칠 때쯤이면 내 마음을 울리고, 또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의 머릿속을 맴도는 문장을 하나 남길 수 있으면 좋겠다.

 

청년필진 권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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